타이틀[Profile]
창가로 흘러드는 아침의 빛은 부드럽고 투명했다. 그 빛 속에서 그녀는 한 폭의 초상화처럼 앉아 있었다. 여유로움이 깃든 자세, 고개를 살짝 숙인 채 잔잔히 미소 짓는 얼굴에는 세월의 흔적 대신 오히려 그것을 초월한 듯한 고귀함이 배어 있었다.
그녀의 피부는 흰 비단처럼 매끄럽고, 그 위로 따스한 빛이 머물며 은은한 생기를 더했다. 입술은 피어난 장미처럼 붉고, 눈매에는 오랜 세월을 견뎌온 사람만이 지닐 수 있는 깊은 생명력이 깃들어 있었다. 그 눈동자는 맑은 하늘을 닮은 푸른색이었지만, 단순한 젊음의 투명함이 아닌, 세월의 흐름 속에서 더욱 단단해진 평온함을 품고 있었다.
금발 머리카락은 부드럽게 어깨를 감싸며, 빛을 받을 때마다 은은한 연초록빛을 띠었다. 그 속엔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섬세한 장신구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작은 루비핀, 낡은 진주 장식, 투명한 수정 조각. 하나하나가 시간의 층위를 품은 듯, 그녀의 삶과 함께 나이 들어 있었다.
그녀의 옷차림은 절제된 화려함의 극치였다. 실크로 지어진 흰 블라우스는 고급스러우면서도 차분했고, 그 아래로 흐르는 머메이드 형태의 노란 드레스는 햇살에 닿아 부드러운 금빛을 띠었다. 단정하면서도 우아한 그 선은 한 시대의 품격을 그대로 담아낸 듯했다.
목에는 세심하게 세공된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걸려 있었는데, 반짝임 속에도 묵직한 고요함이 느껴졌다. 루비로 만든 꽃잎 모양의 귀걸이는 세월을 품은 붉은 불씨처럼, 그녀의 고요한 아름다움 속에서 은근한 생명을 피워냈다.
그녀가 앉아 있는 그 공간에는 시간이 천천히 흘렀다. 순간은 고요했고, 공기는 무게를 가졌다. 마치 세상 그 어느 것도 그녀를 서두르게 할 수 없는 듯, 그녀는 그 자체로 ‘시간의 품격’을 상징했다.
고귀하고도 깊은, 세월이 깎아낸 아름다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