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로 돌아가기
test


내게 남아주겠다고 한 아이가 나를 두고 가버렸을리 없다는 것을 알아서, 지금 이 상황에서 무슨 얼굴을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언제나 그러했듯, 남겨지는 것은 익숙해서. 분노나 억울함보단, 지금은 그저 가꾸어온 정원의 가장 아름다웠던 모습을 다시는 볼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마음을 아리게 해서, 그에 대한 끝없는 슬픔을 표합니다.


남기는것 없이 소멸한다고 하기에는. 그 아이가 생활했던 모든 곳에서 그 아이의 흔적이 남아있었습니다. 아이가 머무른 방과 사용했던 식기구, 신발장에 놓인 신발까지도. 아이가 존재했었음을 증명합니다. 그리고 지금 이 시간이 지나면, 닫혀있던 방문이 열리고. 자연스럽게 식탁에 앉아 저녁식사 메뉴를 당장이라도 물어올것 같습니다.


때문에, 

그 아이가 언젠가 다시 돌아오게 되었을때, 또 혼자가 되어버린다면 어쩌지.

또 다시 버림받았다고 생각하면 어쩐담.

걱정해버리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일어날 일이 아닐 것임에도 불과하고. 


아이가 두려워 했던 것은 상처받는 것이였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던 저라서. 이미 떠올려버린 생각을 지우는것은 어려운 일이였습니다.


미련한가요? 이제와서 그런 말을 해보아도, 저는 태생이 이런 사람이였습니다.

내 쪽에서 미련없이 떠나고 싶어도, 그러지 못한 채로 쥐여잡는 사람.

흩어지려는 것들을 끌어안으려고 발버둥쳤던 사람.


그랬기에 이자리에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이겠죠.

main.png


chuttersnap-rYwkREn7Qyc-unsplash.jpg

워렌씨는 외로운걸 싫어한단다, 하지만..

네가 또 다시 상처받는게 어쩌면 외로운 것 보다 더.. 싫을지도 모르겠어.

어떻게 가꾸어낸 장미인데. 정과 성을 다한.


음..난 말이지. 내가 만약 혼자가 된다면, 누군가가 나를 기다려줬으면 했어.

그러지 못했기에 마음편히 떠돌지 못하고 결국 스스로 정착한 것이지만.


그러니 내가 바랬던것을, 네게 줄게. 같은 아픔을 가지고 있는 나의 장미에게.

네가 외롭지도, 상처받지도 않았으면 하니까.

너를 위해 기꺼이 혼자가 될게.